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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부부갈등이 아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by 혼담 (薰談) — 향기로운 이야기를 담는 공간 2025. 12. 18.

— 아이는 부모의 말투와 눈빛으로 세상을 배워요

부부갈등이 아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포스터

“우리 얘는 못 들었을 거예요.”
부부가 다투고 나면, 이런 말을 자주 해요.
방 안에 혼자 있었고, 문도 닫혀 있었고,
TV에 집중하는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요,
아이의 뇌는 눈치로 듣습니다.
문틈 사이로 스며든 싸늘한 기운,
부모의 말 없는 표정,
TV보다 더 큰 침묵을 느껴요.

뇌는 ‘느낀 감정’으로 발달해요

아이의 뇌는 아직 미완성입니다.
특히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부위인
전두엽편도체, 해마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천천히 만들어져요.

부부가 서로에게 보내는 말과 표정은
아이에게는 세상을 해석하는 언어가 됩니다.

  • “사람은 서로 고성으로 말해도 되는구나”
  • “마음을 표현하면 싸움이 나는구나”
  • “감정은 숨겨야 사랑받는구나”

이런 믿음은 뇌의 회로로 각인돼요.
그리고 아이는 자라면서
그 뇌 구조 위에 삶을 쌓아갑니다.

갈등 자체보다 더 큰 위험은 ‘지속된 긴장감’이에요

모든 부부가 다툼 없이 살 수는 없어요.
갈등은 자연스럽고, 때로는 건강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의 뇌가 무서워하는 건,
갈등이 아니라 긴장감이 일상화된 환경
이에요.

항상 싸울 것 같은 공기,
말을 아끼는 어른들,
감정을 숨기며 사는 가족…

이런 환경은 아이의 뇌에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을 만성적으로 분비시켜요.
그리고 이 호르몬은
해마의 신경세포를 위축시키고,
전두엽의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어요.

아이들은 이렇게 말하진 않지만,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 쉽게 불안해하고,
  • 집중력이 떨어지고,
  •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하곤 해요.

감정은 나누는 순간, 아이의 뇌는 안정을 배워요

좋은 부모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사람이에요.

부부가 다투더라도,
나중에 서로 사과하고,
어떻게 화해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아이 앞에서 따뜻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뇌는 안전을 느낍니다.

  • “아까는 아빠가 좀 화가 났었어. 말투가 좋지 않았지?”
  • “엄마가 아빠한테 너무 감정적으로 말한 것 같아. 미안해.”

이런 대화는 아이에게
감정은 나눠도 괜찮고,
갈등은 회복될 수 있는 것
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요.

그 순간,
아이의 편도체는 안정되고,
전두엽은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해마는 사랑을 기억합니다.

결론: 아이의 뇌는 부모의 마음을 기억합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의 뇌는 부모의 감정을 감지하고 받아들여요.

그리고 그 감정은
아이의 뇌 구조가 되고,
감정 습관이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돼요.

아이를 위해 완벽해지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갈등 후에도 서로를 안아줄 수 있는 사이,
표정과 말투로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 주세요.

그 사랑이,
아이 뇌의 가장 깊은 곳에 남아
평생을 지켜주는 내면의 울타리가 되어줄 테니까요.

📚 참고자료 및 출처

  • Schore, A. N. (2001). The effects of early relational trauma on right brain development, affect regulation, and infant mental health. Infant Mental Health Journal, 22(1-2), 201–269.
  • Gunnar, M. R., & Quevedo, K. (2007). The neurobiology of stress and development.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8, 145–173. (스트레스와 발달의 신경생물학 | 연례 검토)
  • 김영훈, 《우리 아이 뇌 부모가 만든다》, 예담friend, 2018.
  • 서천석, 《아이와 나, 처음부터 행복할 수 있다》, 창비,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