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름이 만든 거리, 그리고 연결되는 뇌의 회로
“왜 저렇게 생각할까?”
“또 그런 식으로 말해?”
같은 말을 반복하는 부부가 있어요.
사랑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다름’이
서운함과 오해가 되더라고요.
그런데요, 혹시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으세요?
이건 단순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받아들이는 방식이 서로 달라서
그런 걸지도요.

말이 많은 사람 vs 말이 없는 사람 — 뇌는 어떻게 다를까?
누구는 하루에 백 마디를 쏟아내야 속이 시원하고,
누구는 생각이 정리되어야 겨우 한 마디가 나와요.
말이 많은 사람은 흔히 전두엽의 언어 반응 속도가 빠르고,
사교적인 성향일수록 도파민 보상 회로가 예민해요.
즉, 말을 통해 긍정 자극을 더 자주 받는 거죠.
반면, 말이 없는 사람은
뇌의 내측 전전두엽(mPFC) 활동이 더 활발한 경우가 많아요.
자기 생각을 곱씹고, 내면을 먼저 점검하는 스타일이죠.
같은 상황이라도
한 사람은 즉각 반응하고,
다른 사람은 침묵 속에서 정리를 해요.
그러니 말이 안 맞는다기보다,
정보를 소화하는 회로가 다를 뿐이에요.
감정을 쌓는 사람 vs 바로 표현하는 사람
성격 차이 부부 중엔 이런 경우도 많아요.
- 한쪽은 감정을 바로 말해야 풀리고
- 다른 한쪽은 말없이 참고 견디다 어느 날 터져요
바로 표현하는 사람은
편도체가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일 수 있고,
참고 쌓는 사람은 전측 대상회(ACC)처럼
감정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회로가 더 발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나는 ‘지금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하나는 ‘전체 상황’을 보느라 말이 느려져요.
그 차이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이렇게 느끼게 되죠.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않아.”
하지만 그 밑바닥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뇌가 버티고 있었던 피로가 숨어 있어요.
서로 다른 뇌는, 연결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뇌의 배선 자체가 다르니까요.
하지만 이해하지 못해도
연결될 수는 있어요.
연결의 시작은
“왜 자꾸 그래?”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말이에요.
성격 차이는 결국
각자의 뇌가 살아온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상대를 고치려 하기보다
다른 회로에 ‘연결점’을 찾게 돼요.
다름이 곧 틀림은 아니니까요.
결론
성격이 다르다는 건
그 사람이 이상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의 뇌가 나와 다르게 설계되었다는 뜻이에요.
말 많은 사람과 말 없는 사람,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과 참고 견디는 사람.
서로의 차이를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의 차이’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더 오래 갈 수 있어요.
다른 뇌가 만날 때,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집니다.
그 회로 위에서 우리는
서툴지만 조금씩,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 참고자료 및 출처
- Whittle, S. et al. (2011). The neural basis of temperament differences in adolescents. Journal of Neuroscience, 31(6), 2123–2132. (Nonuniform high-gamma (60-500 Hz) power changes dissociate cognitive task and anatomy in human cortex - PubMed)
- Lieberman, M.D. (2013). Social: Why Our Brains Are Wired to Connect. Crown Publishing Group.
- 김경일, 《지혜의 심리학》, 진성북스, 2021.
- 허태균, 《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 중앙북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