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통해 우리는 왜 새 물건을 열 때 맡는 냄새, 새로운 공간에 들어섰을 때의 공기, 처음 경험하는 자극에 유독 끌리는지를 알게 됩니다. 이 반응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과 생존 설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뇌과학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 휴대폰 상자를 열 때, 새 책을 처음 펼칠 때, 막 문을 연 가게에 들어섰을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냄새’를 깊게 들이마십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에는 기분이 살짝 좋아지고, 기대감이 먼저 올라옵니다. 이 반응은 우연이 아닙니다.

뇌는 ‘새로운 자극’을 보상으로 인식한다
새로운 자극을 마주하면 뇌의 보상 회로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즐거움 자체보다, “지금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신호에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후각은 다른 감각보다 뇌의 감정 영역과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새것의 냄새’는 생각보다 빠르게 감정을 자극합니다.
후각은 기억과 가장 가까운 감각이다
냄새 정보는 우회하지 않고 바로 편도체와 해마로 전달됩니다. 이 때문에 후각은 기억과 감정을 동시에 깨웁니다.
- 새 학기 교실의 냄새
- 처음 이사 갔던 집의 공기
- 막 개봉한 물건에서 나던 특유의 향
이런 냄새는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시작의 기억’으로 저장됩니다.
새것은 뇌에게 ‘기회’로 해석된다
뇌는 진화 과정에서 새로운 환경과 자극을 생존의 기회로 해석해 왔습니다.
완전히 낯선 것은 위험하지만, 통제 가능한 새로움은 탐색할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 인식됩니다.
이때 뇌는 “지금은 지루하지 않다”, “변화가 시작된다”라는 신호를 스스로에게 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것 앞에서 설렌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일이 반복되고 결과가 잘 나오지 않던 시기, 괜히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하나 샀던 적이 있습니다.
물건 자체보다, 상자를 열며 맡았던 그 냄새와 ‘뭔가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이상하게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뇌는 그 순간을 정체에서 벗어나는 신호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새것에 중독되는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새로움에 가장 강하게 끌릴 때는 삶이 불안정하다고 느낄 때입니다.
뇌는 불안을 느끼면 현재 상태를 바꿀 단서를 찾고, 그중 가장 빠른 보상이 ‘새로운 자극’입니다.
그래서 새것의 냄새는 단순한 향이 아니라, 불안을 잠시 덮어주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새것’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이다
뇌가 원하는 것은 소비가 아니라 변화의 감각입니다.
꼭 새로운 물건이 아니어도, 새로운 길로 산책을 하거나, 다른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뇌는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새것의 냄새에 끌리는 이유는, 우리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가장 솔직한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잠깐! 뇌과학 상식
뇌가 새로움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돕는 방법도 있습니다.
- 일상의 작은 루틴 하나만 의도적으로 바꿔보기
- 후각을 자극하는 자연의 냄새(비, 나무, 커피)에 집중하기
- ‘처음’이었던 경험을 글이나 말로 정리해보기
이런 습관은 뇌가 새로움을 건강하게 소비하도록 도와줍니다.
참고자료 (References)
- LeDoux, J. (1996). The Emotional Brain. Simon & Schuster.
- Herz, R. S. (2004). A naturalistic analysis of autobiographical memories triggered by olfactory cues. Chemical Senses.
- Chanda, M. L., & Levitin, D. J. (2013). The neurochemistry of music.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이 글에서 다룬 뇌는 왜 ‘새것’의 냄새에 중독될까 는, 다음 글들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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